"기억 속의 고통은 서정적인 향수를 자아낸다." - 폴 서루, <여행자의 책>


고통마저도 '서정적 향수'로 기억시키는 시간의 힘은 정말이지 대단하지 않은가. 기억은 그럴 듯하게 포장되었다. 고통은 이미 기울었다. 기억 속에서 삭은 고통을 조심스럽게 밟고 서성이다 바깥으로 나온다. 이제 나는 구경꾼으로 그곳에 서 있다. 

기울고, 자울어지는 것들을 보면 왜 이렇게 애달픈지 모르겠다. 심지어 폐허로 남은 기억조차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