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서 가장 건조한 곳을 아시는가.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이다. 강우량 측정이 가능해진 이래 비가 한방울도 내리지 않았다는 절대사막이 바로 이곳에 있다. 


이 사막에는 2,000~3,000살로 추정되는 야레타가 있다. 얼핏 푸른 이끼 덩어리처럼 보이나 거대한 관목이다. 가지가 철수세미처럼 서로 얽히고 설켜 그 위에 발 딛고 올라설 수 있을 정도이며, 가지 끄트머리마다 푸른 잎들이 극도로 조밀하게 붙어 있다. 이것이 바위마저 깨트린다는 강풍과 극강의 추위를 견뎌내는 그들만의 생존법이다. 황무지 여기저기 무덤처럼 봉긋 솟아 있거나, 비정상적으로 몸을 부풀린 악성 종양처럼 돋아 있거나, 암석 사이로 부드럽게 흘러내리듯이 번식한 사진들을 보면 외계 행성 어딘가에 불시착한 느낌마저 준다. 


이 기괴한 생김새의 미나리과 식물은 지구상에서 손 꼽히는 장수식물로서 일년에 1cm씩 자란다고 한다. 


불모지 같은 땅에서, 

여전히 살아 있고 아직도 크고 있다.


일년에 1cm.  





오후 6시 14분. 나는 태권도 도장에서 아이가 돌아오길 기다리며 경비실 근처 벤치에 앉아 있었다. 바람이 불다 말다 했고 차가 오고 갔다. 한 노인이 지팡이를 짚고 느릿느릿 걸어갔다. 도복을 입은 꼬마아이가 형을 좇아 내달렸다. 어느 집에선가 개가 컹, 하고 짖었고 길냥이가 사뿐사뿐 놀이터를 가로질렀다. 바로 그 때 놀이터 화단에 심겨진 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나는 목이 뻐근해질 때까지 나무를 바라봤다. 멋진 나무였다. 멋진 10분이었다. 




"기억 속의 고통은 서정적인 향수를 자아낸다." - 폴 서루, <여행자의 책>


고통마저도 '서정적 향수'로 기억시키는 시간의 힘은 정말이지 대단하지 않은가. 기억은 그럴 듯하게 포장되었다. 고통은 이미 기울었다. 기억 속에서 삭은 고통을 조심스럽게 밟고 서성이다 바깥으로 나온다. 이제 나는 구경꾼으로 그곳에 서 있다. 

기울고, 자울어지는 것들을 보면 왜 이렇게 애달픈지 모르겠다. 심지어 폐허로 남은 기억조차 말이다.   

 

 

 

당신이 나를 드러냅니다.

 

 

 

 

 

 

 

    요즘에는 꽃보다 나무를 그리고 있다. 바오밥나무, 야자수, 이팝나무, 후박나무 등  다양한 나무를 그려본다. 김충원의 드로잉 책을 보고 따라 그리거나 나무 사진집을 참조하고 있다.

 

 

    나뭇잎을 채워놓다 보면 오래 전 그들의 마음이 느껴진다. 엄마가 라면봉지를 접고 접어 방석을 만들고, 연애를 실패한 친구가 시뻘개진 눈으로 대바늘을 놀려대고, 부모가 크게 싸울 적마다 그 아이가 서랍 속을 모두 꺼내 다시 개놓곤 했던 그 마음 말이다.

 

   지루하게 반복되는 단순한 행위가 머릿속을 비워내고 마음을 다스려줄줄, 그땐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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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는 달리고자 하는데 몸은 꼼.짝.도. 하지 않는다.


 누구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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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눈에 보여지고 이해되며, 그럼으로써 존재한다.
- 위니컷
 

위니컷이 정의내린 존재하는 방식을 곱씹다보면, 우리 모두는 삶의 무대에 선 배우라는 생각이 든다.
시선 밖의 삶이란 건 상상할 수 조차 없으며, 타인의 이해를 통해서만 생생한 존재감을 얻는다.

그리고 존재감은 만장일치의 동의와 이해를 통해서만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내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그대,

그대가 날 바라보는 한,  
그대가 날 이해하는 한,

의미 없는 삶의 장면을 생기있게 바꿀 수 있는 배우가 된다.

우린 그런 배우를 존재감 있는 배우라고 지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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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오...
가지마시오...
가시오...
가지마시오...
가시오...
가지마시오...
가시오...
가지마시오...
가시오...
가지마시오...
가시오...
가지마시오...
가시오...

가(지마)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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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13 02:39

언젠가 남편이 진지하게 고백하기를...

"난.. 혼자 노는 J를 옆에 두고 잘 수가 없어..."

"왜? 혼자 놀다 어디 다치기라도 할까봐??? "

"아니... 내가 어디 맞을까봐 눈을 못감고 있겠어.."

" . . . "


그대들.. 책 모서리로 맞아봤는가? 북채에 무릎을 맞아봤는가? 냄비로 이마는?
엄마, 아빠가 되어보지 못한 이들은 이런 아픔을, 그리고 이런 두려움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심지어 언젠가는 내 얼굴이 편안한 방석이라도 되는양 고 귀여운 엉덩짝을 턱하니 올려놓아 질식사하는 줄 알았다.

아~~~~ 그래도 피곤한 나날의 연속이라 이런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댓자로 뻗는 날이 있으니 그런 날은 아니나 다를까 아이의 육탄공격이 이어진다. 요즘에는 머리빗으로 내 머리를 사정없이 찍는다. 제딴에는 저도 엄마의 머리를 빗어준다는 갸륵하고 기특한 의도이겠지만... 정말 눈물나게 아프다.. 으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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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동 북카페 <내서재>에서 친구 진과 함께



누군가가 옆에 있어주었으면 하고 바랄 때가 있다.
굳이 말을 걸어주지 않아도 좋다.
아무말이 없어도 그냥 나를 이해해준다는 표정을 지을 줄 하는 사람,
어쩌면 횡설수설 두서 없을 내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을 정도면 됀다.
...
우린 누구나 수다가 필요한 사람들이기에
누구의 수다든 들어줄 여유가 있어야 한다.

<익숙한 그 집 앞>, 유희열


진, 고맙다.
늦은 시각인데도 내 이야기에 귀기울여주는 네가 있어서
그 날 참 행복했다.

예나 지금이나
내게 너라는 친구가 있어서 참 감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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